1. 120년의 긍지, 그 뒤편의 피비린내서울 변두리,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제국고등학교'는 12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서연고 진학의 요람이다. 하지만 그 화려한 진학률은 거대한 기계의 톱니바퀴처럼 학생들을 갈아 넣어 만든 결과였다. 기계의 기름칠을 담당하는 것은 '선도부'라 불리는 검은 완장들이었다.군사정권 시절, 그들은 '지도'라는 명목하에 동료의 뼈를 꺾었고, 참다못한 학생들이 피를 흘리며 들고 일어났을 때 비로소 세상은 변하는 듯했다. 학생회장은 6개월 단임제로 바뀌며 민주주의의 외피를 썼다. 하지만 선도부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들은 '전통과 질서'라는 명분 뒤로 숨어들어, 졸업생 카르텔의 비호 아래 학교의 진짜 주인으로 남았다.2. 선의(善意)라는 이름의 제물시간이 흐르며 두 명의 ..